갈라디아서 5장

구조

1-12절: 할례를 받지 말고,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굳게 붙잡으라

13-14절: 이미 있는 자유를 가지고 이웃을 사랑하라

16-25절: 육체의 일과 성령의 열매를 대조

갈라디아서 5장: 성령으로 사는 것과 욕심을 따라 사는 것

십계명은 대부분 ‘하지 말라’라는 금언(禁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합니까? 깊이 있게 계명을 들여다보면, 욕심을 따르지 말라는 것입니다(롬 7:7). 그만큼 인간에게 욕심은 중요한 부분인 것입니다. 대부분 욕망을 따라서 삽니다. 욕망을 따라 사는 사람은 항상 무엇인가가 부족하고, 항상 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무엇을 보완하고, 성취하고, 채우는 삶을 살기 때문에,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고, 여유가 없고, 바쁜 것입니다. 욕망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상, 지독히 바쁜 삶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시대 사람들은 참 바쁘다고들 많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참으로 바빠서 바쁜 것일까요? 정말 바빠야 할 곳에 바빠서, 주일 하루조차 제대로 내어드리기가 힘든 것일까요? 오늘날 세상이 우리에게 지금보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애써서 내면의 정욕과 탐심을 충족시키라고, 그것이 더 좋은 삶이라고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은 아닐까요? 우리는 세상의 가르침에 속아서 정욕과 탐심을 만족시키고자 끝없이 달리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그 삶의 끝에는 육체의 일이 기다립니다.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갈 5:19-21상반절) 지금 우리가 욕심을 따라 산다면,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은 대가로 욕심을 만족시키고 외적으로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내면으로는 비참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성숙한 인격과 망가진 관계들에 고통 받고, 탐심에 연단된 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만일 우리가 성령으로 살면 또한 성령으로 행할지니”(갈 5:24-25)

성경은 성령으로 사는 것이 정욕과 탐심을 따라 사는 것의 반대임을 명확하게 가르칩니다. 많은 분들이 성령으로 사는 것을 신비하게만 생각하곤 합니다. 신비한 측면이 왜 없겠습니까? 성령께서는 우리 삶에 놀라운 일들을 베푸십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바른 믿음이 무엇인지 알아서, 믿음을 따라 거룩하게 살아가는 것이 성령으로 사는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전반부에서 바울은 바른 믿음을 역설(力說)했고, 후반부에서는 성령을 따라 살라고 권면합니다. 즉, 바른 믿음과 성령을 따라 행하는 삶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바른 믿음은 복음 안에서 이미 모든 것을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신뢰하는 삶으로 나타납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이루셨다고 선언합니다. 더 잘난 사람이 되려는 욕망도 예수 안에서 이루어졌고, 더 위대한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욕망도 예수 안에서 이루어졌고, 더 거룩한 사람이 되려는 욕망도 예수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더 사랑받고, 더 인정받는 사람이 되려는 욕망도 예수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는 예수 안에서 지극히 사랑받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위대한 성취를 이루셔서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에, 대단한 성취를 이루기 위해 그렇게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나의 가치는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죽음으로 증명하셨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주위 사람들에게 설득할 필요가 없습니다. 바른 믿음 안에 있다면, 인간은 결코 욕심을 따라 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욕심을 따라 살고 있다면, 바른 믿음 바깥으로 벗어난 것이고, 성령을 따라 살지 않는 것입니다.

주님이 행하신 일을 붙잡고, 자신의 가치를 신뢰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고, 이웃을 사랑하기에 힘쓰는 사람들은 성령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성령을 따라 사는 자는 다음과 같은 열매를 맺습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갈 5:22-23상반절) 지금 우리가 성령을 따라 산다면, 세상에서 우리가 지닌 욕심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외적으로 그다지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면에서 끝없이 채워지는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믿는 자는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 7:38)고 말씀하신 것을 현실에서 경험할 것입니다. 성숙한 인격과 친밀한 관계들에 깊은 즐거움을 누리고, 말씀에 연단된 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나는 지금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까? 도대체 왜 그렇게 바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