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극심한 박해를 이겨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히브리서 저자는 믿음의 선배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대답합니다. ‘충분히 가능하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할 수 있다,’라는 의미이겠지요. 박해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 이상, 우리는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악한 세상 속에서 타락한 육신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죄에 대한 유혹을 받습니다. 우리는 그 유혹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육신은 죄를 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아들로서 성령 하나님께 끝없는 생명을 제공받습니다. 성령께 순종하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삶을 잘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인내로써’ 믿음의 길을 달려 나가야 합니다.

인내한다는 것은 엄청난 힘을 쏟는 일입니다. 피곤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인내는 대개 낙심을 동반합니다. 인내하는 시간은 언제나 예상보다 긴 법이기에, ‘이 정도를 견뎠는데도 더 견뎌야 한다고!? 난 더 이상 못하겠다.’라고 낙심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어려운 인내를 삶에서 잘 이루어낼 수 있을까요?

첫째,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며 고난 후에 다가올 영광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죄인들이 자신을 거역해서 십자가에 못 박으실 때, 그것을 견디셨습니다(4절). 주님의 인내는 생명을 내어주는 인내였습니다. 그리고 그 인내의 끝에는 영광스러운 부활이 있었습니다. 고난은 영광을 고지(告知)합니다. 인내란 고지된 영광을 내 것으로 만드는 수단입니다. 인내와 영광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소망을 품고 인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좌절과 낙심하길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사역은 언제나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사역만이 아니라, 애초에 삶이란 항상 어려운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에 누군가의 무례함이나 어리석음을 참아야 했고, 내 뜻대로 되어 가지 않는 상황을 견뎌야 했습니다.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었다 싶으면,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바깥의 문제만 참는다면 그리 어렵지 않았을 텐데, 내면에서 겪는 죄의 유혹에 저항하는 것은 더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죄는 저의 연약한 부분을 집요하게 공략합니다. 죄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성실하게 사역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제가 한 문제, 한 문제를 충분히 인내하고 지나가면, 조금씩 공동체가 자랐습니다. 고난은 영광의 고지서였습니다. 앞으로도 주님 오실 때까지 끝없이 인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참고 계십니까? 세상의 구조적인 악을 참고 계실 수도 있고, 개별적인 사람의 연약함을 참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 안에서 우리를 끝없이 충동하는 죄를 참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참아야 합니다. 주님을 생각하면서, 견뎌봅시다. 많이 참는다는 것은 영광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둘째, 징계를 통해 거룩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10절). 어떤 종류의 인내는 하나님의 징계로 주어지기도 합니다. 인내라는 것이 꼭 하나님 뜻을 쫓아서 살 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죄를 지으면, 하나님은 우리를 징계하십니다. 그리고 일단 하나님께 맞으면, 상당한 기간을 고통 속에서 지내야 합니다. 하나님은 오래 참으시지만, 반드시 징계하시고, 징계하시면 정말 아픕니다.

저에게도 하나님이 징계하신 시절이 있었습니다. 정말 어두운 시간이었는데요. 정확하게 ‘여기까지가 징계였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군대 기간을 합치면 대략 5년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때 하나님께서 상황의 변화를 신속하게 이루어주시지 않는다고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힘들어 죽겠는데, 매달려 기도해도 상황이 변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삶이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을 견뎌야 했습니다. 

저의 교만함이 문제였고,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이 문제였고, 단련되지 않은 성품이 문제였는데, 그때는 그걸 몰랐어요. 하지만 그 시간들을 통해 ‘의와 평강의 열매’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11절). 징계는 저의 성품과 믿음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켰습니다(성장한 게 이 정도라 죄송합니다만...ㅠㅠ.)

결론적으로, 어떤 상황이든 우리는 잘 인내하면서, 주님을 묵상하며, 믿음의 경주를 성실하게 감당합시다. 오늘 하루도 파이팅입니다. ^^

P.S. 여러분들이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죄짓고 돌아다니고, 세상에서 잘되고자 애쓰면서 믿음 생활 등한시하고, 사역자가 기도하자는데 기도 안하고 그러시면, 반드시 징계당합니다. 그때는 많이 아픕니다. 저를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잘 순종하시는 것이 여러분에게 좋으실 겁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