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이야기는 대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솔로몬이 하나님만 붙잡았을 때,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의 대적 세 명(아도니야, 요압, 시므이)을 제거해주셨습니다. 솔로몬이 하나님을 떠나자,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의 대적 세 명을 일으키십니다. 하닷, 르손, 여로보암입니다.
첫 번째 대적은 하닷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에돔 사람 하닷을 일으키셔서 솔로몬의 대적으로 삼으셨습니다. 흥미롭게도 하닷은 애굽에서 나와서 에돔으로 향합니다. 하닷은 어렸을 때 죽을 위기를 겪고, 위기에서 탈출하여 애굽 왕 바로에게 은혜를 입어 궁정에서 살았습니다. 다윗과 요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하닷은 이스라엘에게 복수하기 위해 출애굽 합니다. 하닷의 삶은 모세의 삶과 닮았습니다. 모세도 이스라엘 남자아이들을 모두 죽이려는 위험에서 탈출하여 바로의 딸에게 은혜를 받았고, 자신을 쫓던 바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애굽으로 돌아갑니다.
두 번째 대적은 르손입니다. 르손은 자신의 왕에게서 도망했습니다. 그리고 전에 자신을 괴롭힌 왕이 죽자 사람들을 모아서 다메섹에서 왕이 되었습니다. 이 행적은 다윗과 유사합니다. 다윗도 사울에게서 도망하여, 사울이 죽자 사람들을 모아 헤브론에서 왕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사람들인 하닷과 르손은 각각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인 모세와 다윗과 닮았습니다. 하닷과 르손의 이야기는 하나님 백성의 위치가 역전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새로운 모세와 다윗은 이스라엘 안에서 등장해야 하지만, 이스라엘 밖에서 등장합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유능한 인물들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율법을 버리자, 하나님도 이스라엘을 버리셨습니다.
하닷과 르손의 압박에도 솔로몬은 고집스럽게 하나님을 떠나 우상을 숭배합니다. 성경은 솔로몬이 여호와를 따르지 않고 돌아선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고 강조합니다. 즉, “마음을 돌려”(2, 4, 9절), “따름”(5, 6, 10절), “마음”(4절, 세 번; 9절) 등을 반복하여 솔로몬의 고집을 묘사합니다. 앞에서 하닷이 돌아간 에돔은 이스라엘 남쪽입니다. 르손이 왕이 된 다메섹은 이스라엘 북쪽입니다. 이스라엘 남쪽과 북쪽, 이스라엘의 밖에서 하닷과 르손은 솔로몬을 압박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솔로몬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사람, 여로보암을 일으키십니다. 여로보암은 후에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에게서 10지파를 빼앗아 북이스라엘을 세웁니다. 하나님께서 바깥에서 압박해도 솔로몬이 고집을 부리자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십니다.
우리가 삶에서 하나님을 지속적으로 거부하면, 하나님께서도 징계의 강도를 지속적으로 높이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이 하나님을 지속적으로 거부하면 결국에는 삶을 박살낼 만한 사건이 다가옵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이전에 경험했던 어려움보다 더 어려운 일들이 삶에 자꾸 생긴다면, 마음이 정말 내키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을 원망하고 고집부리면서 하나님을 외면하기보다는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시길 축복합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자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음과 같은 고민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솔로몬은 이방인과 같은 대우를 받고, 실제적인 위협을 경험하고, 강한 징계를 받으면서도, 하나님께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발적으로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을까요? 단지 우리가 의지를 발휘하여 “이제부터 하나님께 충성해야겠다!”라고 결단만 하면 하나님께 돌아가서 다시 충성할 수 있는 것입니까? 솔로몬을 포함한 이스라엘 역사를 잘 살펴보면, 강한 징계가 회개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가만히 두시지 않듯이, 죄 역시 가만히 있지 않고 죄인을 더 어리석고 완고하게 만들어서 죄에 묶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죄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향할 수 없습니다. 결국은 징계를 받고, 겸손해진 후에야 축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로보암에게 다음처럼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로 말미암아 다윗의 자손을 괴롭게 할 것이나 영원히 하지는 아니하리라”(왕상 11:39)
그들은 ‘영원히’ 괴롭지 않을 것입니다. 정해진 징계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다윗의 자손에게는 다시 회복과 축복이 옵니다. 성도의 삶은 결코 죄가 완전하게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불공평해 보이시지는 않습니까? 결코 불공평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아들이 성도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처벌받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축복하시기 위해서 정의를 포기하시지 않고, 매우 정의롭게 축복하셨습니다. 우리의 모든 죗값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전부 청산하였기에 죄는 우리의 삶을 망칠 권리를 상실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죄가 우리에게 가졌던 모든 권리를 박탈하셨습니다. 이제 죄는 하나님의 선한 목적을 위해 사용됩니다. 하나님은 죄를 다스리셔서 하나님의 이름의 영광을 위해 쓰임 받게 하십니다. 죄가 가져온 징계 중에 우리는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는 것을 배우며, 죄가 망친 삶에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것을 경험합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크신 분이신지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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