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우리 아우를 우리와 함께 보내시면 우리가 내려가서 아버지를 위하여 양식을 사려니와(창 43:4)”

창세기 후반부의 주인공은 유다와 요셉입니다. 유다는 망가진 가정을 회복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어떻게 유다는 망가진 가정을 회복할 수 있었을까요? 반면, 야곱은 가정을 어떻게 망가뜨린 것일까요?

야곱은 요셉과 베냐민, 나머지 아들을 구분합니다. 야곱은 요셉의 형들에게 다음처럼 말합니다.

“저 애굽에 곡식이 있다 하니 너희는 그리로 가서 거기서 우리를 위하여 사오라 그러면 우리가 살고 죽지 아니하리라 하매”(창 42:2)

야곱은 우리와 너희를 구별하면서, 형제들을 차별대우합니다. 부모가 이런 식으로 자식 사이를 갈라놓는데, 어떻게 자식들끼리 사이가 좋겠습니까?

하지만 오늘 유다는 베냐민을 ‘우리 아우’라고 호명합니다. 유다는 야곱과 달리 서로를 구별하지 않고, 하나로 묶습니다. 같은 운동 공동체라 여깁니다. 평생을 차별당한 유다가 베냐민을 ‘우리’의 범주에 넣는 모습은, 유다의 넉넉한 마음을 잘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인간은 타인과 함께 살아갑니다. 하지만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지니는 태도는 무관심입니다. 나, 너. 우리, 너희로 구분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가 될 것을 요구하십니다. 적어도 공동체 안에서는 ‘너희’, ‘너’가 없고, ‘우리’로 존재하길 바라시는 것입니다. 공동체 지체들을 향한 진지한 관심을 지니고 있으신가요? 아니면 ‘우리’로 생각하는 범주가 실제로는 지극히 좁아서,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 정도만 ‘우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닌가요?

교회가 교회답길 바란다면, 교회가 참으로 하나님 말씀을 따라서 영혼을 구원하고 거룩하고 의로운 기관으로 재탄생하길 바란다면, 내 자신이 생각하는 ‘우리’의 범위를 유다처럼 넉넉하게 잡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망가진 공동체를 아름답게 회복해 가실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