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레몬서

“다만 네 승낙이 없이는 내가 아무 것도 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너의 선한 일이 억지 같이 되지 아니하고 자의로 되게 하려 함이라”(빌레몬서 1장 14절)

감옥에서 바울은 빌레몬의 종 오네시모를 만나 복음을 전했습니다. 바울은 오네시모를 자신 곁에 두어 동역자로 삼고자했습니다. 하지만 오네시모를 곁에 두려면, 그 이전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오네시모는 주인 빌레몬에게서 도주 중인 종이었습니다. 오네시모의 소유권은 빌레몬에게 있었습니다. 바울 마음대로 오네시모를 자신의 옆에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서신의 내용을 바탕으로 추측하건대, 바울은 빌레몬을 복음 안에서 가르치고, 성장시킨 장본인이었습니다. 빌레몬은 바울을 충분히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빌레몬의 인격과 신앙, 둘 사이의 관계를 고려할 때, 바울이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자신에게 달라고 ‘명령’해도, 빌레몬은 그것을 충분히 따를 사람입니다. 바울은 빌레몬에게 명령을 할 수 있는 위치이지만, 이것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명령’이 아니라 ‘요청, 간청’을 합니다. 왜냐하면 바울은 빌레몬이 선한 일을 억지로 하길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한 일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나님께 최고의 영광이 되지, 억지로 누가 시켜서 하면 하나님께 최고의 영광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울과 달리 우리는 ‘옳다’라고 생각하는 일을 때로 주위 사람들에게 강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추진하는 일이 옳을수록, 상대방과 친밀할수록, 상대방의 인격과 믿음을 신뢰해야 합니다. 그래야 선한 일이 끝까지 흠없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이거 해줘!”라고 말하기보다는 “~이거 해주지 않으실래요?”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선한 일이 자발성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