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2장

구조

갈라디아서 2장 1절-10절: 바울이 자신의 복음을 기존 사도들에게 소개, 참 복음으로 확인 받음

갈라디아서 2장11절-14절: 심지어 바울은 안디옥에서 복음의 진리를 따라 행하지 않은 베드로를 책망함

∴ 바울이 전한 복음은 ‘참된 복음’임

갈라디아서 2장15절-21절: 복음의 진리를 재설명

오늘 읽으실 본문은 갈라디아서 2장입니다. 갈라디아서 2장 20절은 아주 유명한 구절입니다. 오늘은 이 구절을 중심으로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와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2:20).

이 구절은 많이 인용되는 구절입니다. 하지만 인용되는 과정에서 의미가 이상하게 변형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저는 이 구절을 십년도 더 전에 설교에서 듣고, “예수님이 내 안에 사신다는 것 같기는 한데... 또 내가 육체 가운데 산다고 하니...무슨 의미일까?”라고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제 내 안에서 주님이 모든 일을 하신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왜 육체 가운데 산다고 할까?” 주님이 제 안에 사신다는 것과 제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을 어떻게 결합시켜 이해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었습니다. 주님이 내 안에 계신다는 것을 신비하게만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뭐...“주님, 거기 계세요...?”라고 가슴에 물어보는 수준인 것이죠. 하지만 이 구절은 그리스도와 성도의 신비한 연합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근접 문맥인 16절에서 바울은 우리가 행위로 의롭게 되지 못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믿어야 그분의 의로움을 전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성도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옛 자아역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 결과 성령께서 우리 안에 내주하십니다(이제는 내[옛 자아]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그리스도의 영] 사시는 것이라).

옛 자아가 죽고 성령께서 내 안에 내주하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고 해도, 여전히 나는 이 세상에서 육신을 지니고 삽니다. 성경에서 육체는 무상성, 허무함, 사라질 것 등을 의미하거나, 때로는 죄된 성질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믿음 안에서 엄청난 변화를 선물로 받았음에도, 나는 육체에 매여서 죽어가고, 여전히 죄를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닙니다(이제 내가 육체 안에서 사는 것은).

이전과 같이 육체를 지니고 살아간다는 점은 변함 없지만, 이제 ‘나’는 육체 안에 살 뿐만 아니라, 믿음 안에서도 삽니다. 동일한 육체를 가지고 이전에는 없었던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 믿음의 내용이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십자가에서 자신을 내어주셨다는 진리를 붙잡는 믿음 안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예수님께서 내게 행하신 일을 굳게 붙잡는다는 것은, 내가 행하는 공로와 잘못들을 굳게 붙잡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전에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예수님께서 무엇을 하셨는지, 예수님은 어떤 분인지, 예수님이 어떤 일을 행하실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사랑의 대상이 자아였기 때문에 끝없이 자아를 생각하고, 자아를 자랑하려고, 애쓴 삶에서, 사랑의 대상이 예수님이기 때문에 끝없이 예수님을 생각하고, 예수님을 자랑하려고 애쓰는 삶으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오신 성령께서는 우리의 시선을 ‘자아’에서 ‘예수 그리스도’로 옮겨주십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면, 갈라디아서 2장 20절의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의 옛 자아는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습니다. 그 결과 성령 하나님께서 내주하십니다. 나는 여전히 육체를 가지고 살지만, 이제는 예수님의 엄청난 사랑을 신뢰하며 살아갑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누군가 나를 위해 죽는다면, 그 죽음을 함부로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죽음보다 강렬하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절절하게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혹시 오늘 나를 둘러싼 환경과 상황이 부정적이라서, 하나님의 사랑이 의심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신뢰하길 축복합니다. 상황이 진실이 아니고, 말씀이 진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