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박국서는 하박국의 질문과 하나님의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질문-대답-질문-대답-기도’의 형식을 가집니다. 하박국은 하나님 백성들이 죄에서 떠나 거룩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여호와여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리니 어느 때까지리이까 내가 강포로 말미암아 외쳐도 주께서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합 1:2)

진실한 기도에 불구하고 하박국의 눈이 본 것은 악이었습니다. “어찌하여 내게 죄악을 보게 하시며 패역을 눈으로 보게 하시나이까 겁탈과 강포가 내 앞에 있고 변론과 분쟁이 일어났나이다”(합 1:3) 악한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공동체에서 사람들에게 ‘율법과 정의’는 유명무실한 것들이었습니다. “이러므로 율법이 해이하고 정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오니 이는 악인이 의인을 에워쌌으므로 정의가 굽게 행하여짐이니이다”(합 1:4)

하박국은 기도에 정반대로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박국은 “하나님, 남유다 공동체에 관영한 악에 침묵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습니다. 하나님은 하박국에게 갈대아 사람(바벨론 사람)을 남유다 공동체를 멸망시키겠다고 대답하십니다. “보라 내가 사납고 성급한 백성 곧 땅이 넓은 곳으로 다니며 자기의 소유가 아닌 거처들을 점령하는 갈대아 사람을 일으켰나니”(합 1:6).

하나님의 대답은 하박국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야기했습니다. 하박국은 하나님께서 남유다를 악에서 건지시기는커녕, 악한 바벨론을 남유다를 멸망시키는 도구로 쓰신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바벨론은 남유다보다 더 악한 공동체였기 때문입니다. 이 모순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박국은 다시 질문합니다. “주께서는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합 1:13).

하나님께서는 남유다를 멸망시킨 바벨론을 멸망시키리라고 대답하십니다. “네가 여러 나라를 노략하였으므로 그 모든 민족의 남은 자가 너를 노략하리니 이는 네가 사람의 피를 흘렸음이요 또 땅과 성읍과 그 안의 모든 주민에게 강포를 행하였음이니라”(합 2:8) 바벨론의 멸망은 남유다의 회복입니다. 남유다에게 엄청난 고통이 예정되어 있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결국 회복될 것입니다. 남유다가 하나님께 신실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남유다에게 신실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박국은 하나님이 남유다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을 찬양하기 시작합니다. “비록 무화과나무에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7-18).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교회는 건물이 있다고 교회가 아니고, 우리가 모여서 예배한다고 참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순종하는 사람들, 율법을 지키고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교회는 교회가 아니고, 예배는 예배일 수 없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하나님께 순종하기에 힘쓰지 않는 교회는 심판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믿는 사람보다 더 악한 사람이 교회를 비판하고 심판하는 언급을 들을 때마다 제 마음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벨론이 남유다를 심판했던 것처럼, 세상이 교회를 심판하는 것이 교회가 하나님의 율법과 정의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은 아닐까요?

우리 공동체는 어떻습니까?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을 향한 관심과 애정, 순종하려는 마음이 있습니까? 혹시 이런 단어들이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으로 귀에 들려오는 것은 아닙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사라지고, 순종하지 않으면서 삶을 산다면, 얼마 가지 않아 세상이 우리를 심판하고 있을 것입니다. 바벨론이 남유다를 심판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이 주신 재앙 앞에서 마음을 낮추어 회개한다면, 하나님은 우리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세상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이기적이고 나태하게 나만 생각하면서 살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고 교회를 섬기기 시작한다면, 하나님이 우리 삶에 큰 구원을 베풀기 시작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죄 많은 우리를 위해 죄 없는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실 정도로, 하나님은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십니다. 이 사랑 안에 머물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