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목사 시절 중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를 상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아직 중학생인데, 무리하게 명품 옷과 신발, 명품 가방을 사들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아이를 만나 진지하게 물어보았습니다. “명품을 사는 이유가 뭐니?” 그러자 아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멋져 보이잖아요? 다른 친구들이 저를 보는 눈이 달라져요!” 아이의 대답을 듣고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쩌면 이 아이만의 고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아이와 같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 멋져 보이는 것을 추구하며 사는 아이와 우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사회적 가치, 위치를 높이고자 무던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청년들을 만날 때가 많습니다. 흔히 스펙이라고 부르는데, 취업에 도움이 되는 각종 자격증부터 학벌, 외모,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우리는 이미 명품 브랜드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명품으로 스펙으로 우리의 존재적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미 명품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고 얼마나 가치 있게 보시는지는 그분이 지불한 가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이라는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가치를 지불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를 소유하기로 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전혀 아깝지 않게, 기쁨으로 예수님과 맞바꾼 존재가 바로 우리입니다. 우리의 지성과 판단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가슴 뛰는 사실입니까.

 그러나 이 가치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만 증명됩니다. 하나님께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를 예수님의 가치로, 높은 가치로 평가하시기 때문에 나는 놀라운 가치를 가진 자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믿을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진정한 예수님의 가치를 안다면, 그로 인해 나의 정체성이 얼마나 놀랍고 위대한지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누군가 나의 가치의 근거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질문한다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나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 밖에서’ 나의 가치는 열등감도 있고 남들보다 보잘것없고 뒤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안에서’ 나의 가치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치로 규정되기 때문에 그에게서 나온 정체성은 실로 놀랍고 위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에서 노력하는 가치가 바뀌어야 합니다. 나의 소유의 가치를 높이는 데만 인생을 집중하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힘쓰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의 본질입니다.

 하나님께서 규정한 나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 이 사실을 내가 인식하고 실제 삶 속에서 이루어 나갈 때 그리스도 안에서 능력이 내 삶을 통해 역사하는 것을 목도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백성이 이 땅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