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주의에 관하여(9:49-56)

요한은 예수님께 “어떤 사람이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는 것을 우리와 보고 우리와 함께 따르지 아니하므로 금하였나이다”라고 보고합니다. 어떤 자가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는다면, 주님을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요한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귀신을 쫓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쫓지 않아도 참 제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그들이 예수님의 참 제자인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주님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그 사람이 소속되었는지를 기준으로 다른 그리스도인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이어서 사마리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수님 일행을 거부했습니다. 이번에는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 일행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취한 것입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향해 분노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사마리아인들을 향해 가진 배타성을 절제하라고 말씀하시고, 사마리아인들은 용서하십니다.

성도는 진리 안에 있습니다. 말씀은 맞고, 세상은 틀립니다. 이 때문에 성도는 말씀을 가지고 세상을 판단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다만, 이 때에 우리는 긍휼함과 사랑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부족한 나를 받아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늘 기억하고,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품어야 하는 것입니다.

긍휼함을 잊으면 우리는 “너는 부족해, 못 되었어. 틀려. 나는 너와 달라.” 정도 수준에 머무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 수준이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인지를 기억하고, 세상을 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모두가 여기에 이르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