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의 고백(9:18-27)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질문하십니다. 이에 베드로는 ‘하나님의 그리스도이시니이다’라고 대답합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기다렸던 메시아가 예수님이시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군사적 메시아로만 이해할 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오해를 풀어주시려고,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더해, 예수님을 따라오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군사적 메시아로 이해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예수님을 군사적 메시아라고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청년들은 종종 “저 청년이 나를 어장관리했어요! 좋아하는 척을 했어요.”라고 말하는데, 스스로 상대방이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한 경우에 불과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욕망의 투사입니다.

이처럼 대개 어떤 사람이나 텍스트, 사건, 현상을 객관적으로 해석한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은 객관적으로 해석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인간은 이미 하나의 세계관,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어렴풋이 세계와 사건, 사람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구체화하는 것이 해석입니다. 이렇게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왜곡된 욕망이 투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바른 해석이 드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군사적 메시아로 이해하길 원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로마의 압제 때문이었을까요? 그것도 부분적으로 옳지만, 가장 본질적으로는 예수님이 군사적 메시아라면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전쟁도 예수님이 이겨줄 것이고, 먹고 사는 문제도 예수님이 해결해 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왜곡된 욕망을 간파하시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도 예수님을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해하길 원합니다. 그것은 일종의 본능입니다. 우리의 욕망을 말씀에 투사하고, 사람에 투사하고, 공동체에 투사하고, 예수님께 투사하는 방식으로 신앙생활을 합니다. 그러면, 그 끝에는 반드시 실패와 좌절, 절망이 기다릴 것입니다. 진리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변화시켜주세요”라고 말하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네가 변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꽤나 쉽지 않은 여정일 것이고,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여정일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나의 욕망과 가치관을 부정하고,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긍정하려면, 큰 용기와 담대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만들어 내는 메시아가 아니라, 성경이 제시하는 메시아를 만나는 은혜가 있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