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않고, 오히려 악을 행하고 교회를 핍박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침묵하시곤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악을 지극히 미워하시고, 교회를 사랑하십니다. 그럼에도 악이 번성하여, 교회를 핍박할 때 가만히 계십니다. 이런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시는 하나님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예수님을 만나기 전 바울은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서 교회를 핍박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바울을 심판하시기는커녕, 바울을 향해 은혜 베푸셨습니다.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고, 디모데전서를 기록하면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향해 심판이 아니라, 은혜를 베푸신 이유를 밝힙니다.

“그러나 내가 긍휼을 입은 까닭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먼저 일체 오래 참으심을 보이사 후에 주를 믿어 영생 얻는 자들에게 본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디모데전서 1장 16절)

바울의 삶은 하나님이 죄인을 어떻게 대우하시는지를 보여주는 모형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바울에게 먼저 일체 오래 참으심을 보여주심으로써, 후에 사람들이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신뢰할 수 있게 것입니다. 다양한 죄악들이 있지만, 예수님께 가장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죄가 있다면, 교회를 핍박하는 죄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몸 된 교회를 핍박하는 것은 곧 예수님을 직접 핍박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저주 받아 죽은 인간이라고 믿었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일을 사탄의 일이라고 크게 오해한 것입니다. 당시 바울의 죄는, 예수님께서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던 성령훼방죄와 아주 유사한 죄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울은 심판당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울은 하나님의 사도가 되어서 하나님을 위해 일할 기회를 얻었고, 신약성경의 1/3 이상을 저술했습니다. 바울은 유럽 문명을 변화시킨 위대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바울은 하나님과의 지속적이고 깊은 교제를 누렸습니다. 그는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바울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하게 넘쳤습니다. 이처럼 바울의 삶에는 큰 죄와 큰 은혜의 자국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자국들을 통해서 인간이 아무리 예수님을 향해 큰 죄를 지었더라도, 예수님께 나아올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가기 민망한 마음을 경험하고는 합니다. 인생의 부끄럽고, 못난 순간들이 우리의 마음을 붙잡아서 초라하게 만들기도 하고, 악의적이고 못되게 하나님과 이웃에게 굴었던 순간들이 기억나서 우리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울의 삶을 기억해보시면, 그런 못나고 악한 순간들 때문에 하나님께 나아오지 못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못나고 악한 순간들 '때문이' 아니라 ‘덕분에’ 하나님께 더욱 나아갑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잘못들과 악함, 연약함을 넘는 은혜를 우리 평생에 베푸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를 통해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과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오고 가는 다음 세대에게 전하실 것입니다.

또한 지금 교회를 향해 쏟아지는 비난과 조소에도 불구하고, - 교회를 향한 비난에 일부 타당한 측면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교회를 악의적으로 비판하는 것 역시 죄라는 점을 고려하면 - 하나님께서 침묵하시는 것은 결코 하나님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악의적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공격하는 자들 중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자가 분명히 존재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런 사람들을 향해 일체 오래 참으셔서 은혜의 삶의 모델로 삼고자 하신다는 것을 우리는 신뢰해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믿음 안에 서서 감사를 넘치게 하는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