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처럼(18:15-17)

누가복음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처럼 받아들일 때 구원이 있다고 가르칩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람들은 어린 아기들을 예수님께 데려왔습니다(15절). 이를 본 제자들은 아기들을 데려온 사람들을 꾸짖습니다. “예수님께 더 중요한 일들도 많은데! 너희 아이들을 위해서 예수님을 피곤하게 해야 하겠느냐!”라는 꾸짖음이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은 많은 사역으로 인해 피곤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제자들과 다른 태도를 보이십니다. 예수님은 어린 아이들과 같은 자들이 하나님 나라에 속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누가는 여기서 ‘어린 아이’가 아니라 ‘아기’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무력함을 강조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하나님 나라를 차지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 나라를 받고자 하는 사람이 구원받는다고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본문 앞에 세리의 기도가 나옵니다. 아기는 세리처럼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하나님의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자입니다. 아기가 아닌 자는 누구인가요? 부자 관원 혹은 바리새인일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행위로 하나님께 구원을 얻어내려는 자들입니다.

종종 우리는 제자들처럼 예수님께 다가오는 사람들을 제한합니다. “이 친구는 도덕적이지 않아. 내 취향이 아니야. 이 친구는 별로야...” 하나님께 다가오는 사람들을 향해 조건을 제시한다는 것은 실제로 스스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에, 조건을 제시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은혜로 다가서고 있는지를 늘 점검하고, 다른 사람들이 예수님께 다가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부족해도, 못나도, 나의 기호와 취향과 맞지 않더라도, 무력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받고 교제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어린 아기는 우리의 영적 교만을 드러내고, 우리를 겸손하게 합니다. 오늘도 다시 바리새인에서 세리로 돌아서는 은혜가 있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