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는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성경입니다. 히브리서가 독자에게 어려움을 주는 까닭은 히브리서가 논지를 전개하는 방식에 기인합니다. 일반적으로 대조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비교하면서 이루어집니다. 사울과 다윗, 본다고 주장하는 바리새인과 볼 수 없는 맹인을 비교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히브리서 저자는 좋은 것과 완벽한 것을 대조하면서 논지를 전개합니다. 대조의 방식이 낯선 탓에 독자가 단번에 히브리서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성령께서 히브리서를 기록하시면서 제시하신 패턴을 이해한다면, 히브리서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서의 논지 전개는 예수님의 높으심과 말씀에 순종할 것을 권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성경은 1장, 3장, 5장에서 각각 천사, 모세, 대제사장(아론)보다 높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설명했습니다. 2장, 4장, 6장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귀하게 여기고 순종해야 한다고 권면합니다.

특히 6장은 그 경고가 절정에 다다릅니다.

“한 번 빛을 받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여한 바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도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하게 할 수 없나니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드러내 놓고 욕 되게 함이라”(4-6절).

어떤 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능력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복음을 믿지 않았고, 진리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말씀을 듣고 감동하고, 말씀이 창조하는 능력을 경험한다고 모두 신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믿음이 없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감동받을 수 있으며, 말씀이 가져오는 능력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나는 설교를 듣고 말씀에 감동 받았다! 내 삶에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 같아!”라고 생각하고 말한다고 해도, 참된 신자가 아닐 수 있단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 참된 신자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고난 속에서 드러납니다. 고난 속에서 그리스도를 배신하지 않는 자는 참된 신자이고, 그리스도를 배신하는 자는 거짓 신자입니다.

말씀은 우리에게 구원과 영생,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엄청나게 큰 선물을 줍니다. 이와 함께 듣는 자에게 책임을 요구합니다. 믿는 척만 한 자는 복음을 아예 듣지 못한 자보다 더 크게 심판당할 것입니다. 이들은 한 번도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과 다르게, 분명하게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 당신을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라는 진리를 들었고, 때로는 감동받기도 했습니다. 무엇인가 교회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고, 예배에서 느껴지는 평안함이 있음을 경험도 했고, 누리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이라는 분이 하나님인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끝끝내 예수님께 자신의 삶을 드리지 않았고, 예수님을 구주로 믿지 않았습니다.

이런 자는 복음을 듣지 못한 자보다 예수님을 더욱 모욕한 것입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드러내 놓고 욕되게 함이라”(7하반절). 그래서 심판당합니다.

혹시 우리 중에 이런 사람이 있지는 않습니까? 말씀을 들을 때 종종 “이것이 진리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감동이 되기도 합니다. 교회에 오면 평안하고 좋습니다. 하지만 결국 내 삶을 하나님께 드리지 않습니다. 번번이 예수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시는 데에는 실패합니다. 이런 사람은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심판하십니다. 신앙에 있어서만큼은 애매한 태도를 취하지 마십시오. 애매한 태도는 곧 주님을 경시하는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옳다고 생각되지 않거나 감동이 안 된다면 모르지만, 옳다고 생각이 되고 감동이 된다면, 당신에게 하나님께서 분명한 징표를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거부하면 죄가 큽니다.

반면, 하나님께 삶을 온전히 드린 자들에게는 큰 축복이 있습니다(9절-12절). “하나님은 불의하지 아니하사 너희 행위와 그의 이름을 위하여 나타낸 사랑으로 이미 성도를 섬긴 것과 이제도 섬기고 있는 것을 잊어버리지 아니하시느니라”(10절).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전부 알고 계십니다. 단 하나도 잊지 않으시고, 우리를 축복하십니다.

세상은 능력이 있고, 말씀은 무능력해 보일 때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삶을 드리지 않고, 배신하는 자에게는 심판하시며, 주님께 삶을 드리고 충성하는 자에게는 축복하신다는 말씀이 믿겨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의심하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약속의 확실함을 일깨웁니다(13-19절). 거짓말 하실 수 없으신 하나님께서 약속을 지키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18절).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모두가 삶의 여러 가지 영역에서 지니고 있는 애매한 태도를 벗어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적극적으로 순종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하늘의 영원한 유업을 약속으로 붙잡는 자가 되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