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은 다음처럼 구분될 수 있습니다.

2:1-7, 예수의 탄생

2:8-20, 목자들이 아기 예수께 나아옴

2:21-40, 시므온과 안나가 예수를 향해 말함

2:41-52, 예수와 서기관의 토론

예수의 탄생(2:1-7)

  누가는 예수님의 탄생 시점을 "아구스도"가 호적조사를 실시한 때와 연결합니다. 아구스도의 재위 기간은 기원전 27년에서 서기 14년이었다. 시편 87:6은 세계적인 호적조사 실시 때 메시아가 탄생하리라 예언했는데, 이 말씀대로 이루어졌다. 누가는 이어서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라고 시기를 좁힙니다. 원어를 직역하면, '퀴리니우스가 시리아를 다스릴 때에'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시리아 통치에 참여할 당시에 인구조사를 언제 실시했을까요? 요세푸스에 의하면, 퀴리니우스는 기원전 12년에 시리아 집정관이었고, 서기 6년에 시리아 총독이 되었습니다. 서기 7년에는 시리아에서 인구조사가 실시되었습니다. 이런 기록대로라면 예수님의 탄생은 서기 7년 이후여야만 합니다. 

  하지만 요세푸스의 정보가 반드시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퀴리니우스가 시리아를 다스린 기간이 반드시 총독으로서 다스린 기간만을 의미할 이유도 없습니다. 집정관으로서 다스린 것도 다스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퀴리니우스가 시리아를 다스릴 때'란 주전 12년 이후의 어느 한 시점일 수도 있습니다. 

  성경은 이것저것 모든 자료를 제시해가면서 믿지 않는 사람을 설득하는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성경의 논리가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성경이 믿지 않는 사람들이 지닌 모든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책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성경을 믿고 싶지 않는 분은 퀴리니우스의 인구조사가 주후 6년에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경이 틀렸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믿고자 하는 분은 퀴리니우스의 인구조사가 주전에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러저러한 근거를 지니고 성경을 공격하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성도들은 성경을 믿고 권위에 순복합습니다. 우리는 어떤 눈으로 성경을 바라보고 있나요?

  이 인구조사 때에 사람들은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돌아갔습니다(3절). 누가는 마리아를 통해 태어난 아들을 "첫 아들"이라고 부릅니다. 이 단어는 마리아가 후에 다른 아들들을 낳았음을 암시하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하나님의 첫 아들로서의 이스라엘의 존재를 떠올리게 합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분이십니다. 마리아는 아들을 구유에 눕혔습니다. 객실이 작아서 아기를 위한 공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려면, 하나님의 능력과 함께 율법을 지키는 아들이 필요합니다. 본래 약속은 양자 간에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서 인간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나님께서 약속을 지킬 이유가 없습니다. 조건도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약속을 포기하셨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약속을 신실하게 지킬 아들을 예비하셨습니다. 인간이 지키지 못하는 약속을 하나님의 아들이 와서 대신 지켜주신 것입니다. 그분은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데에 실패한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순종하는 데에 성공한 이스라엘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모든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예"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도, 인간도 서로 약속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예수님을 의지해서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고 믿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