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필연의 역사입니다. 필연은 반드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운명을 거스르면 반드시 죽음이 뒤따라옵니다. 불행하게도 인류의 운명은 죽음입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듯, 죽음 앞에 빈부귀천이 없습니다. 어느 누구든 죽어야 하고, 죽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아담의 타락 이후 죽음은 인간의 운명을 지배했고, 죽음으로 인해 역사는 깊고 어두운 밤이 되었습니다.

 부활절은 지금까지 죽음으로 운명 지워진 역사의 필연에 전쟁을 선포합니다. 생명이란 새로운 필연의 역사를 만드는 전쟁입니다. 부활절은 죽음의 역사를 생명의 역사로 전복시키는 날입니다. 사망과 죽음이 지배하는 역사에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생명의 역사로 창조하는 날입니다.

 바울은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처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산다고 선언합니다. 그렇습니다. 십자가는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이며, 인류의 죽음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습니다. 사흘 후 주일 새벽 주님의 부활은 새로운 생명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죽음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사망의 위협에 겁먹지 않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죽었고, 그리스도와 함께 오늘 다시 살아났습니다.

 부활절은 사탄에게 치명적 패배를 안겨준 전쟁선포이자, 승리의 시작입니다. 이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 죽지 않을 것입니다. 계속 이기고 또 이길 것입니다. 죽음은 성도들에게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합니다. 우리의 일상은 죽음의 역사가 아니라 생명의 역사이며, 새로운 창조의 시간들입니다. 아무리 동장군이 강하다 해도 봄 처녀를 이길 수 없듯, 생명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성은의 모든 성도들에게 우리 안에 머물고 계시는 부활의 생명의 능력을 맛보고 능력의 삶을 살아가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