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스 왕이 통치하던 때에 다니엘은 힛데겔 강가에서 산책하며 묵상하다가 한 사람을 응시하는 신비로운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는 제사장이 입는 것처럼 세마포 옷을 입었고 왕실의 사람처럼 순금 띠를 띠었습니다. 그의 몸은 황옥 같고 그의 눈은 횃불 같고 그의 말소리는 무리의 소리와 같았습니다. 돌연 나타난 신적인 영광에 압도되어 다니엘은 사색이 되었고 맥이 빠져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만일 다니엘이 목격한 환상이 자연현상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면, 그 밤에 힛데겔 강가에서 일어난 일을 보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이상은 다니엘이 홀로 보았고 그와 함께한 사람들은 이 이상을 보지 못하였습니다(단 10:7).

 보고 못 보고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장소가 아닙니다. 그 장소에서 고동치는 심장입니다. 그들은 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인류에게 유익을 끼친 모든 위대한 운동은 두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 비전을 본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힛데겔 강을 거닐던 다른 사람들이 다른 모든 것을 보았으나 다니엘의 비전을 보지 못한 이유입니다.

 중요한 것은 비전의 비밀이 그 사람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다니엘과 함께 있던 사람들이 하늘에 나타난 영광을 왜 전혀 보지 못했을까? 그들은 마땅히 행해야 할 의무를 다하는 행로에 서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들은 여유롭게 힛데겔 강가를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파괴된 예루살렘 성을 열심히 재건하던 귀환자들과 함께 있었어야 했습니다. 왜 동족과 함께 사막을 가로질러 가지 않았을까요? 바벨론에서 사는 것이 아주 멋지고 편안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니엘은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 그곳에 있었습니다. 다니엘은 하나님이 정하신 장소에 있었기에 그곳에서 이상을 보았던 것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날들은 의무에 충실한 사람에게만 보여 줄 무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 그들은 이스라엘의 짐과 슬픔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다니엘은 동족을 위해 3주간 울며 금식했습니다. 그들의 모든 고통을 끌어안고 불행한 동족을 위해 울면서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와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는 이와 같은 강력한 공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다니엘에게 나타나셨을 때 그와 함께 있던 사람들은 환상을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다니엘이 본 구속자의 필요를 절감하는 때는 죄의 무게와 죄책을 느끼는 때입니다. 자신의 마음의 심연을 본 사람, 악의 뿌리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아는 사람은 제사장직의 옷을 입고 나타나시는 주님을 만난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