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7:20-37에서 제자들은 하나님 나라가 언제 임하는지 질문하고, 예수님께서는 심판 날에 임하리라고 대답하십니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의 초림 때 시작하여 예수님의 재림 때 완성될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장소는 특별한 장소가 아닙니다. 독수리는 시체가 있는 곳에 모여들지만, 살아 있는 사람에게 오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살아 있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심판을 피할 것입니다.

20절에서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방식을 설명하십니다.

“하나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당시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하나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공간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하나님 나라는 사람들 가운데 있습니다. 하지만 ‘안에 있다’를 ‘마음속에 있다’라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 어디에서도 하나님 나라가 인간 마음 상태로 그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건전하게 이해합시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인자의 날과 관련시키십니다(22절).

“너희가 인자의 날 하루를 보고자 하되 보지 못하리라” 인자의 날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재림이 지연된다는 의미입니다. 제자들은 재림이 오기 전에 소천할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인자가 인자의 날에 번개 같으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번개는 빠르고 예측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 멸망 시점을 예측 할 수 없다는 것과 일단 발생하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심판을 준비하지 않고, 심판은 급작스럽게 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어디에서?”라고 질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가 모이느니라”라고 대답하십니다. 나쁜 것이 있는 곳에는 나쁜 것이 임합니다. 심판의 시기와 장소가 중요하지 않고, 심판의 대상인 사람이 심판을 준비하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종종 괴이한 종말론을 추종하는 분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모월 모시에 주님이 재림하시리라...” 혹은 “어디에서 주님이 다시 오신다더라...”라는 식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심판에 관한 시간과 장소가 중요하지 않고, 심판을 준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심판을 준비하는 태도는 “심판이 급박하게 이르렀으니 가진 재산을 다 팔아 기도와 말씀에 매진해야지!”라는 태도가 아닙니다. 심판을 준비하는 태도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향해 헌신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맡긴 관계라면, 나를 힘겹게 하더라도 관계를 지키고자 애쓰고, 하나님이 맡긴 직장이라면,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이 맡긴 학업이라면,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하게 배워야 합니다. 이와 함께 말씀과 기도로 날마다 더욱 경건해지려고 애쓰며, 죄된 습관을 꺾어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를 준비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죄를 꺾고, 하나님을 닮아가려고 애쓰고 있습니까? 우리의 죄로 인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해 헌신하셨듯이, 우리 역시 예수님을 향해 삶의 전 영역에서 헌신하는 은혜가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