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에서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더 나은 언약의 중보자라고 설명합니다. 예수님께서 레위 지파 제사장보다 더 나은 중보자이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레위 지파 대제사장은 인간의 손으로 지은 성소를 섬겼지만, 지극히 높은 대제사장이신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있는 참되고 온전한 성소를 섬기시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의 장막은 지성소와 성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둘 사이에는 휘장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성소조차 들어갈 수 없고, 제사장들은 성소에 들어갈 수 있지만 지성소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대제사장만이 일 년에 한 번 대속죄일에 지성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장막이 구분되어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성령이 이로써 보이신 것은 첫 장막이 서 있을 동안에는 성소에 들어가는 길이 아직 나타나지 아니한 것이라”(히브리서 9장 8절)

장막은 이중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장소입니다. 먼저, 장막은 인간과 하나님을 연결하는 장소입니다. 동시에 장막은 인간이 하나님께 직접적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매우 선명하게 선포하는 장소입니다. 인간은 대제사장이 아닌 이상 결코 지성소에 들어가서 하나님과 직접 교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장막은 현재까지의 비유입니다.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인간이 직접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은 ‘율법을 따라 드리는 예물과 제사’가 제사자를 그 양심상 온전하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율법을 따라 아무리 온전하게 희생제사를 드린다고 하여도, 그 제사가 제사자를 하나님 앞에 온전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땅의 장막은 이런 한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섬기는 하늘의 온전한 장막은 이런 한계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하늘의 온전한 장막은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제사를 드리지 않고, ‘하나님의 아들의 피’로 제사를 드리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영원한 속죄를 이룹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드린 희생제사는 완벽하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제사를 드린 성도는 하나님 앞에 온전합니다. 하늘의 장막에서의 희생제사는 완벽한 것입니다.

땅의 장막에서 제사장은 가축의 피와 재를 부정한 자에게 뿌려 육체를 정결하고 하고 거룩하게 만듭니다. 나름의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늘의 장막에서 완전한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아들의 피를 우리에게 뿌리시는 것은 더 큰 효능이 있을 것입니다. 성경은 다음처럼 효능을 설명합니다.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히브리서 9장 14절).

짐승의 피와 달리 그리스도의 피는 제사자의 양심을 깨끗하게 만들어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는 나름대로 애를 씁니다. 그럼에도 나의 노력과 비례해 자라지 않는 신앙에 답답함을 경험하곤 합니다. "나는 왜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고, 하나님 앞에서 열심히 애를 쓰는 것 같은데,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라지 않는 것이지?"라고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런 고민은 필연적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능력만으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의 열심과 간절함만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날 수 없습니다. 이 사실이 유대인들이 율법 아래에서 1,500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서 증명한 바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 안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라날까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관하시는 하늘 성소에서 드려지는 예배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예배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우리의 모든 죄를 완전하게 사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완전하게, 완벽하게, 천하보다도 귀한 분이 나를 사랑하셔서 자신의 몸을 드려서 해결하셨다는 진리를 믿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배입니다. 그리고 이 예배만이 우리에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극심한 박해에도 믿음을 지키게 만드는 능력을 주는 것입니다. 

"나의 모든 죄가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에서 사함 받았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 죽어야만 구원받을 정도의 죄인이라서, 구원을 기대하지도 않고, 구원이 가당하지 않은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엄청난 구원, 영원한 구원이라는 선물이 주어졌다."라는 고백이 하나님을 사랑하게 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 깊이 용서받았다는 의식 없이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지 않습니다. 내가 더욱 노력해서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이루어진 용서와 화해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수록 하나님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하나님을 향해 전심으로 달려가게 됩니다. 이 진리를 깨닫는 예배, 이 엄청난 기적이 우리에게 일어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