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탄생 예고(1:26-38)

가브리엘은 마리아를 만나기 위해 나사렛으로 찾아갔습니다. 성경은 마리아를 처녀이자 요셉의 약혼녀로 소개합니다. 약혼한 것을 고려하면, 마리아의 나이는 12세 이상입니다. 가브리엘은 마리아를 향해 “은혜를 받은” 자(28절), “은혜를 입었느니라”(30절)라고 지칭합니다. 은혜를 입었다는 표현은 하나님의 은혜로운 선택을 의미합니다. 즉, 마리아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선택을 받았고, 그 내용은 메시아를 낳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마리아를 은혜로 택하셨습니다. 마리아가 낳고 싶다고 예수님을 낳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신적 작정의 결과입니다. 오늘날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은혜로 택하시고, 은혜로 대우하십니다.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불행이 삶에 찾아오기도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기회와 행복이 삶에 찾아오기도 합니다. 우리가 삶에 하나님의 은혜를 겸손하게 간구하면 좋겠습니다. 나의 노력이나 애씀, 재능과 능력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하나님의 은혜와 선택, 부르심을 더 깊이 생각하고 감사합시다.

가브리엘은 마리아가 낳을 아들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가 주어지리라고 예언합니다. “그 조상 다윗”이라는 말로 다윗을 조상으로 칭함으로써, 가브리엘은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으로 소개합니다. ‘다윗의 자손’은 당시 메시아 칭호입니다. 유대인들의 문헌 솔로몬 시편 17:21에서 ‘다윗의 자손’은 최초로 메시아 칭호로 등장합니다. 여기서 메시아는 죄인들을 벌하고 이방을 쳐부수는 군사적 영웅입니다. 그러므로 ‘그 조상 다윗’은 예수님의 정체를 군사적 메시아로 독자들에게 잘못 전달할 오해가 있는 용어입니다. 하지만 누가복음이 이런 표현을 택한 이유는 누가복음의 독자층이 이 단어를 군사적 메시아 사상으로 오해할 우려가 없는 이방 교회 신자였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를 통해서 태어나는 아들은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 이것은 메시아 칭호입니다. 누가복음은 예수님께서 메시아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된 신적 존재로서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메시아입니다.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할 메시아입니다. 군사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아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여기시기도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에서 하나님 보시기에 가장 중요한 일부터 행하십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시선과 우선순위가 다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일하심이 이해가지 않을 때도 적지 않고, “하나님이 정말 나를 구원하시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을 죄와 의에 맞춘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성실하게 우리를 구원해 오셨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