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가축을 기억하사 하나님이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시매 물이 줄어들었고”(창 8:1)

하나님께서는 홍수로 사람과 온 땅의 악을 심판하셨습니다. 창세기 7장 23절은 이렇게 서술합니다.

“지면의 모든 생물을 쓸어버리시니 곧 사람과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라 이들은 땅에서 쓸어버림을 당하였으되 오직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들만 남았더라”(창 7:23)

심판을 행하신 후, 하나님께서는 노아와 방주에 있는 생물들을 기억하셨습니다. 히브리어에서 ‘기억하다’라는 단어는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기억하다’와는 의미가 사뭇 다릅니다. 오늘날 기억하다는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내다.’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기억하다’는 어떤 일을 기억하고 해야 할 일들을 행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노아의 방주를 기억하시고 그들을 구원하십니다. 구원을 어떻게 행하셨을까요? 하나님께서는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셨습니다. 여기서 바람으로 번역한 단어는 ‘루아흐'입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창 1:2)에서, 하나님의 영이 ‘루아흐’입니다.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실 때에도, 홍수 이후에 새로운 창조를 이루실 때도 하나님의 영이 일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이 보이시나요? 하나님의 영은 혼돈과 무질서, 흑암이 있는 곳에 오십니다. 그곳에서 질서를 부여하고 생명을 주십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도 이와 같습니다. 성령께서는 무질서하고, 어둡고, 죽음이 가득한 내 삶에 찾아오십니다. 질서를 부여하시고, 빛을 주시고, 생명을 주십니다. 인간에게 무엇이 질서이고, 빛이고, 생명인가요?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말씀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고후 4:6)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질서이고, 빛이고, 생명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이 ‘하나님이 누구신지’, ‘내가 누구인지’, ‘교회는 무엇인지’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이것들을 중심축으로 삼아서 삶이 세워지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주시고 믿게 하심으로써 우리 삶에 재창조를 이루십니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내가 누구인지, 교회가 무엇인지를 십자가 사건에 비추어서 다시 한 번 묵상할 때, 성령께서 우리 마음에 열정을 주시는 은혜가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