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에서 이방 민족을 완전히 내어 쫓지 않으신 이유(2:16-23), 둘째, 이에 대한 이스라엘 자손의 반응(3:1-6).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위해 사사들을 세우시고 구원하셨지만, 이스라엘 자손들은 사사들에게도 순종하지 않았고, 사사들이 죽은 이후에는 다시 우상 숭배에 몰두했습니다. 언약에 불충성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때문에 하나님께서도 이방 민족들을 쫓아내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방 민족들을 쫓아내지 않으신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여호와의 도를 지켜서 행하는지 여부를 검증하시기 위해 남겼습니다. 말하자면, 다시 기회를 준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런 하나님의 의도와 바람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이들은 가나안 족속, 헷 족속, 아모리 족속, 브리스 족속, 히위 족속, 여부스 족속 가운데에 거주하면서 그들의 딸들을 맞아 아내로 삼고, 자기 딸들을 그들의 아들들에게 주고, 결국 그들의 신들을 섬겼습니다.

사사기 1장에서 옷니엘은 갈렙의 딸 악사와 결혼합니다. 이 모습은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생명을 얻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옷니엘은 거인족과 싸울 수 있는 담대함과 언약에 충성하는 자였고, 경건한 여자와 결혼하는 자였습니다. 가나안에서 축복받고 살아가기 위해서 이스라엘 자손은 옷니엘처럼 살아야 했지만, 이스라엘 자손은 거인족과 싸울 수 있는 담대함도 없었고, 언약에 충성하는 자도 아니었고, 경건한 여자와 결혼하는 자도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은 지속적으로 언약을 위반했고 그 결과 나선형으로 이들의 삶은 망가졌습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역동적인 관계입니다. 우리의 행동이 하나님의 일하심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하나님이 자신들에게 복을 주시는 분도 아니요, 화를 내리시는 분도 아니라고 오해했습니다. 그러니 언약에 충성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본문에서 이들이 잘못한 행동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사사들에게 순종하지 않은 것, 사사가 죽고 나서 다시 다른 신들을 따라 간 것, 가나안 족속과 통혼한 것. 이스라엘 자손의 행동은 점진적으로 더욱 악해졌습니다. 언약을 배반한 이스라엘을 향해 하나님은 점진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거두셨고, 그 결과 사사시대는 베냐민 지파의 몰락으로 마무리됩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가 하나님에게 충성하지 않고, 언약을 어길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자그마한 사인들을 혹시 무시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족속 옆에 가나안 족속을 남겨두신 것은 이스라엘의 불충성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스라엘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려는 배려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삶에서 어려움을 겪고, 압박과 괴로움 속에 있을 때, 그것을 꼭 나쁘게만 받아들여서는안 됩니다. 우리 삶의 문제들이 물론 하나님께 충성하지 못했기에 발생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아직 끝이 아닙니다. 여전히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지금’ 우리가 하나님께 충성할 것인지를 묻고 계십니다. 이스라엘 족속은 가나안 족속과 통혼함으로써 하나님께 자신들이 불순종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지만, 우리는 삶의 문제 앞에서 말씀대로 순종함으로써 하나님께 내가 돌이켰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