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9장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와서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라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계명을 지키라”라고 대답하십니다. 이 사람은 “어느 계명이오니이까?”라고 다시 질문합니다. 예수님께서도 계명을 나열하십니다.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를 듣고 이 청년은 자신이 어렸을 적부터 이 모든 계명을 지켰다고 대답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청년은 자신이 소유한 재물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지키기 어려웠습니다. 그는 근심하며 예수님을 떠나갑니다. 영생을 향한 열정보다 재물을 향한 사랑이 더 컸고, 이웃을 향한 사랑보다 재물을 향한 사랑이 더 컸습니다. 그는 희년을 지키지도 못했고, 율법의 본질적인 정신을 성취하는 데에도 실패합니다.

이 청년은 영생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예수님 대답처럼 사람이 무엇을 해서 영생을 얻으려면 계명을 지켜야 합니다. 청년은 실제로 열심을 다해 계명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모든 계명을 지킬 수는 없었습니다. 다른 율법은 온전히 지켰을지 몰라도, 희년을 지키라는 율법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니 청년과 그의 집안은 많은 땅을 소유해서 부자로 지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소유’는 포도원, 땅을 의미할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청년이 무슨 율법을 어기고 있는지 정확히 드러내셨고, 청년은 회개하지 못하고 근심하며 돌아갔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청년은 모든 율법을 지키고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실제로는 어떤 율법은 지키고, 어떤 율법은 지키지 않았지만, 그는 모순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타락한 인간에게 의롭고 바르고 선한 율법의 요구는 지극히 크고 힘겨운 의무입니다. 인간이 율법의 일부분만 지키려 애써도 엄청나게 어려운 짐을 진 것입니다. 그러니 율법에 속한 인간이 하나님께 보상을 바라는 것이 당연합니다. 인간에게 버거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율법 아래에서 힘겨움을 호소하는 것과 무관하게, 인간은 율법을 온전히 지키는 데 실패합니다. 율법을 온전히 지켜야만 영생을 얻을 수 있는데, 그토록 애써도 율법을 온전히 지키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 어떤 누구도 자신이 정한 기준을 항상, 모든 상황에서 완벽하게 지킬 수 없는데, 하물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기준을 항상, 완벽한 수준으로 지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이 청년이 의지한 율법을 이용해서 이 청년의 한계를 드러내셨습니다. 이 청년의 생각과 문화가 규정한 율법의 기준 정도를 제시하신 것이 아니라, 성경이 제시한 율법의 기준을 회복하셨습니다. 성경이 제시한 율법은 이 청년을 근심시켰습니다. 더 진지하게만 이 청년이 율법에 도전한다면, 근심이 아니라 절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율법을 이용해서 한 청년을 좌절시킨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그래야 청년이 율법을 의지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에만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때문입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는 무엇을 의지하고 있습니까? 누군가는 자신의 외모를, 자신의 성실함을, 자신의 도덕성을, 혹은 돈을, 지혜를, 의지하거나 목표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더 나은 외모를 가진다면, 더 능력이 좋아진다면, 더 많은 돈을 번다면, 더 지혜로워진다면...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요?”라고 예수님께 묻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정도 외모로는 부족해, 그 정도 능력으로는 안 돼, 그 정도 돈을 가져서는 부족하지. 그 정도 지혜로는 어렵지.”라고 대답하실 것입니다. 우리를 절망시켜서, 하나님의 은혜만을 의지하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내가 영생을 얻었고,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에 도달하기까지 우리는 적지 않은 어둠의 시간을 지나야 하는 것입니다. 좌절할 때마다 주님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기억하는 은혜가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