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이 겪은 기막힌 일

여러분, 혹시 악한 사람 때문에 깊이 고통당한 경험이 있나요? 우리는 하나님이 사랑이시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사랑이신 하나님께서는 내가 여러 악한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종종 그들 때문에 피해입는 것을 허락하시기도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오늘은 야곱의 삶을 통해서 그 이유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리브가와 야곱은 이삭을 속여서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빼앗긴 에서는 분노합니다. 그는 아버지 이삭이 죽고 나면 동생 야곱을 죽이겠다고 결심합니다. 리브가는 에서의 계획을 알고, 야곱을 자신의 외가가 있는 밧단아람으로 보냅니다. 에서의 분노에서 야곱을 지키고, 가나안 여자가 아니라 동족인 아람 사람과 야곱을 결혼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야곱은 밧단아람에서 외삼촌 라반을 만납니다. 라반은 야곱에게 무급으로 일하지 말고 품삯을 정하라고 말합니다. “라반이 야곱에게 이르되 네가 비록 내 생질이나 어찌 그저 내 일을 하겠느냐 네 품삯을 어떻게 할지 내게 말하라”(15절) 라반은 애매하게 조카 야곱을 부리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라반은 합법적으로 노동자 야곱을 부리길 원합니다.

본래 야곱이 밧단아람에 간 이유가 결혼을 위해서였습니다.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습니다. 레아는 시력이 약했고, 라헬은 곱고 아름다웠습니다. 시력이 약했다는 것은 눈은 나쁜데, 얼굴은 예뻤다는 뜻이 아닙니다. 나머지도 볼품없다는 뜻입니다. 외모뿐만이 아니라, 지혜가 부족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모세오경에서 눈은 결단력과 지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라헬은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습니다.

야곱이 노동의 대가로 라헬을 원한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었습니다. 야곱은 라헬과 결혼하는 조건으로 라반을 칠 년 동안 섬기겠다고 제안합니다. 라반은 야곱의 제안을 승낙합니다. 고대 근동에서 아내를 얻기 위해 사위가 노동을 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장인을 위해 1년 10개월-2년 정도를 일했다고 합니다. 이를 고려하면, 칠 년은 네 배 정도나 긴 기간입니다. 야곱이 라헬의 가치를 다른 여자들보다 매우 높게 매긴 것입니다. “라헬을 얻을 수만 있다면! 칠 년이 대수인가!” 실제로 야곱은 라헬을 얻기 위해 7년을 일할 때, 며칠 같이 여기며 일했습니다. ​​

7년을 채우고, 야곱은 라반에게 “이제 기한이 찼으니 라헬과 결혼시켜 달라”라고 말합니다. 라반은 결혼식을 엽니다. “저녁에 그의 딸 레아를 야곱에게로 데려가매 야곱이 그에게로 들어가니라”(23절). 놀랍게도 라반은 야곱에게 라헬이 아니라 레아를 데려갑니다. 술에 취한 야곱은 레아를 라헬이라고 착각하고 잠자리를 가집니다. “야곱이 아침에 보니 레아라 라반에게 이르되 외삼촌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행하셨나이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을 섬기지 아니하였나이까 외삼촌이 나를 속이심은 어찌됨이니이까”(25절) 리브가와 야곱은 이삭의 어두운 눈을 속여서 장자권의 축복을 얻었습니다. 라반과 레아는 야곱의 어두운 눈을 속여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었습니다. 이제 야곱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야곱은 라헬이 아니라 레아가 자신의 곁에 누워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라반과 레아에게 감쪽같이 속은 야곱은 라반을 찾아가 분노를 터트립니다. “외삼촌”을 세 번 반복하면서 당신의 나의 외삼촌이 아니냐? 그런데 어찌 이럴 수 있느냐고 말합니다. 분노하는 야곱 앞에서 라반은 “언니보다 아우를 먼저 주는 것은 우리 지방에서 하지 아니하는 바이라 이를 위하여 칠 일을 채우라 우리가 그도 네게 주리니 네가 또 나를 칠 년 동안 섬길지니라”(26절~27절)라고 말합니다. 라반은 이런 말을 하는 셈입니다. “그렇게 라헬이 좋니? 라헬의 값은 7년이 아니라 14년이야. 언니 레아가 동생 라헬보다 먼저 결혼을 해야 하거든. 7일 후에 라헬과 결혼시켜줄게. 하지만 7년을 더 나의 노동자로서 일해야 한단다. 괜찮겠니?”

라반은 정말 치사한 사람입니다. 저는 성경이 어떤 이유로 ‘라반이 그 곳 사람들을 다 모아 잔치했다’(22절)라고 기록했는지 궁금했는데, 이 구절을 보고 알았습니다. 라반은 야곱에게 ‘우리’라고 두 번 말합니다. 라반은 야곱이 자신을 찾아와 따질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곳 사람들을 모두 불러 잔치한 것입니다. 맛있게 배부르게 먹인 후 자신의 편을 들라는 것이지요. 야곱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야곱아 너는 이방인이고, 혼자다. 나는 내부인이고, 너는 외부인이다. 이곳 사람들은 전부 내 편이야. 왜 따지는 것이냐? 네가 따질 형편이 되느냐? 나는 우리 안에 속했고, 너는 우리 안에 속하지 않은 이방인이다. 라헬도 얻지 못하고 내쫓기 전에 나를 칠 년 더 섬기기나 해라.” 라반의 말에 야곱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야곱은 라헬을 포기할 수 없었고, 칠일 후에 라헬과 결혼한 후 라반을 칠년 더 섬깁니다. 라헬을 얻기 위해 14년, 보통 여자를 얻기 위해 일하는 양의 8배 정도를 한 것입니다. 야곱은 라반에게 속아 어마어마한 대가를 지불했습니다.

라반은 야곱을 잔인하리만치 이용해먹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사람이 아니었나요?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야곱이 이런 일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님이 야곱을 훈련하시는 것입니다. 언약을 맺었지만 억울한 일을 겪은 것이 아니라, 언약을 맺은 덕분에 억울한 일을 겪는 것입니다. 헤브론에서 야곱은 이삭과 에서를 속였습니다. 이 당시 야곱은 이삭과 에서의 아픔에 무감각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무례한 말과 어긋난 행동, 차가운 마음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상처받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잘 모릅니다. 남에게 100정도 아픔을 주었으면, 10정도 준 것으로 착각하는 게 인간입니다. 영적으로 미성숙할수록,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민감하지 못하고 자기 유익만을 구합니다. 자기중심성은 고질병입니다. 이 고질병이 내가 사람들과 맺는 관계를 무너뜨리고, 내 삶을 망치고 있는데도, 정작 나는 고질병에 걸렸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 고질병을 고치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과 비슷한 상황에 들어가 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종종 우리의 고질병을 고치시기 위해서 우리가 남에게 못된 일들을 비슷한 형태로 돌려주시기도 합니다. 내가 남을 괴롭혔다면, 남이 나를 괴롭히는 상황에 두시기도 하고, 내가 남들을 험담하고 다녔다면, 남들이 나를 험담하도록 내버려 두시기도 합니다.

다음 두 가지 부분을 오해하지는 맙시다. 첫째,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억울한 일들이 이전에 내가 지은 죄 때문에 발생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전의 죄 때문에 마땅한 죗값을 받는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이전에 지은 죄에 대한 값은 주님이 십자가에서 전부 지불하셨습니다. 다만, 더 이상 비슷한 죄를 짓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상황입니다. 죄가 무엇인지 깨닫게 하고, 죄를 더 이상 짓지 말라고 허락하신 사건을, 죗값을 지불하라고 주신 사건이라고 착각하지는 맙시다. 둘째, 특별한 시기에는 억울한 일들이 이유없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내가 남들에게 악하게 대하고, 상처준 일들이 얼마나 몰지각하고, 나쁜 행동이었는지 알게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억울한 상황을 허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억울한 상황이 일어난 원인을 분석하는 데 골몰하기보다는, 억울한 상황을 통해서 우리를 훈련하시고 더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어가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해야겠습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삶에 일어나는 일들, 기가 막힌 사건들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허락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범사에 주님을 인정하고 계십니까? 힘든 일을 겪을 때, 인내하며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하나님이 반드시 승리를 주십니다. 야곱은 이 사건에서 하나님의 훈련의 목적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야곱은 결국 인생의 후반부에 요셉을 잃어버립니다. 더 큰 고통입니다. 요셉을 잃어버리고도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해서 다음은 베냐민까지 빼앗깁니다. 가진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야곱은 “내가 잃으면 잃으리로다”라고 고백하면서 하나님의 훈련을 통과합니다. 이 일 이후 더 이상 야곱의 인생에서 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이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민감한 사람으로 성숙해지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겪는 공동체적인 다양한 문제들과 개인적인 문제들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분노와 좌절, 원망으로 받지 말고 먼저는 하나님이 주신 훈련으로 받읍시다. 라반같이 악한 사람이 내게 저지른 악은 주님께 맡기십시오. 그 악은 주님께서 심판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악과 아픔 때문에 삶을 낭비하고 허비하지 맙시다. 라반의 악과 함께 야곱의 악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듯이, 우리 삶에는 세상의 악과 함께 나의 악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훈련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억울한 일들 안에 담긴 하나님의 손길을 인정할 때, 어떤 축복이 있을까요? 이 말씀으로 마무리합니다.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언 3장 6절). 이 말씀대로 행하실 것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