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는 히브리 성도에게 유대교로 돌아가지 말고 예수님을 굳게 붙잡으라고 권면하는 성경입니다. 히브리 성도는 유대교가 가르치는 대로 종교생활을 해왔던 유대인입니다. 이들이 복음을 듣고 유대교에서 벗어나서 예수님을 믿자, 유대교인은 히브리 성도를 매우 강하게 박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은 인간이 중재자 없이 직접 하나님을 뵐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나의 공로, 나의 행위가 필요하지 않고, 소나 양과 같은 제물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공의로운 성품에 어떤 변화가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공의로운 성품은 여전히 죄를 용납할 수 없고, 의의 기준에 미달하는 모든 행동을 의롭다 여겨주실 수 없습니다. 소나 양과 같은 제물로는 일 년만 죄를 덮는 데 그칩니다. 인간이 유대교에서 말하는 방식을 따라서 아무리 경건하게 제사를 지내더라도 죗값을 하나님께 지불할 수 없었습니다.

  만일 죄를 가진 인간이 의에 미달하는 행동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서면, 하나님의 공의는 인간을 심판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네가 정말 힘들었지. 오죽 하면 그런 죄를 지었을까? 어렸을 때 사랑을 받지 못해서 그랬을 거야. 돈도 없고, 백도 없어서 그렇게 행동한 거였지. 그런 억울한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거야.”라는 식으로 죄인을 불쌍히 여길 수 없습니다.

  또한 인간이 의로운 행동을 한다고 해서, 이미 지은 죄를 경감하거나 상쇄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살면서 내가 사소한 죄를 몇 가지 저지른 것이 사실이야. 탐심을 부리고, 마음으로 죄를 짓기도 했어. 하지만 나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고, 교회도 섬겼지. 기도도 꽤 열심히 한 편이야.” 하지만 의로 죄를 없앨 수가 없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은 누나와 가엾은 조카들을 위해서 빵을 훔칩니다. 빵을 훔쳤기 때문에 장발장은 감옥에 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누나와 조카들을 섬긴 장발장의 의가 빵을 훔친 죄를 경감하거나 상쇄하지 못합니다.

  인간의 법정에서는 정상참작이 가능하겠지만, 하나님의 법정에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율법을 어기면 범법자가 됩니다. 모든 율법을 항상 99% 지켰더라도, 1%을 어겼다면, 죄인인 것입니다. 정의로운 하나님은 99% 율법을 지킨 사람을 1%를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심판해야 합니다. 심지어 율법은 외적인 행동만을 규제하지 않고, 내적인 마음까지도 규제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5)라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명령하셨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언제나 ‘마음을 다해서, 뜻을 다해서, 하나님만 사랑’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흉악한 범죄자부터 경건한 성직자까지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심판의 대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이 풍성하신 하나님은 인간을 심판하길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위해 구원을 길을 준비하셨습니다. 구원의 길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십자가에서 자기 자신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우리의 모든 죄를 영단번에 완전하게 사하셨습니다. 더 이상 우리 죄를 덮기 위해 하나님에게 짐승의 제물을 가져갈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는 죄를 위하여 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사... 또한 성령이 우리에게 증언하시되 주께서 이르시되 그 날 후로는 그들과 맺을 언약이 이것이라 하시고 내 법을 그들의 마음에 두고 그들의 생각에 기록하리라 하신 후에 또 그들의 죄와 그들의 불법을 내가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하셨으니 이것들을 사하셨은즉 다시 죄를 위하여 제사 드릴 것이 없느니라.”(히 10:12-18)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를 사하셨을 뿐만 아니라, 의를 주셨습니다. 본래 인간이 하나님을 위해 그 어떤 선한 행동을 해도, 하나님은 그 행동을 선하게 받으실 수 없었습니다. 제 아무리 선한 행동도 하나님이 받으실 만큼 깨끗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려는 모든 선한 행위에 그리스도의 의를 덮으십니다.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의 선한 행동을 하나님이 받으실 만한 것으로 만드십니다. 전과 달리 지금은 우리가 선한 행동을 하면, 하나님이 전부 그것을 받으시며, 선한 행실을 지나치지 않으시고 반드시 상급을 주십니다. “하나님은 불의하지 아니하사 너희 행위와 그의 이름을 위하여 나타낸 사랑으로 이미 성도를 섬긴 것과 이제도 섬기고 있는 것을 잊어버리지 아니하시느니라.”(히 6:10)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 승천하시기 전까지는 율법에 대한 이해가 완전하지 못했습니다. 유대인은 자기들 나름대로 율법을 지키려고 애를 썼습니다. 이들은 율법을 지켜서 구원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구원은, 예수님이 나를 위해 행하신 일을 믿을 때,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것은 율법이 구원의 문제에 있어서 무력하다는 사실을 선포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것과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는다는 것은 양립가능한 명제들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사실을 전하는 사람은 듣는 자에게 다른 구원의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수동적으로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히브리 성도는 다시 율법을 지키는 삶으로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비록 히브리 성도가 유대인에게 극심한 박해를 겪는다고 해도, 십자가로 구원받은 사람이 율법으로 구원받는 사람과 섞여서 동일한 행동을 하면서 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십자가로 구원받은 사람이 다시 제사를 드리고, 다시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을 것처럼 행동한다면, 그 모든 행동들은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사건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히브리 성도처럼 유대교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으로 돌아갈 수는 있습니다. 세상으로 돌아가서, 마치 세상에서 구원을 얻어낼 것처럼 살 수는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사건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육신이 연약해서 잠시 세상에 빠질 수 있겠지만, 그곳에 계속 있으면 곤란합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아들을 짓밟고 자기를 거룩하게 한 언약의 피를 부정한 것으로 여기고 은혜의 성령을 욕되게 하는 자가 당연히 받을 형벌은 얼마나 더 무겁겠느냐 너희는 생각하라”(히 10:29)

  우리 삶에서 처음부터 거대한 심판이 있지는 않겠지만, 크고 작은 모양으로 우리 삶에 하나님은 간섭하시고 돌아오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큰 은혜를 깨달아서, 하나님의 자애로운 간섭과 사랑의 징계를 받을 때 속히 돌아오시길 축복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한 구원을 귀하게 여긴 사람에게 큰 상을 주십니다. 이 상을 우리 모두 함께 받길 소망합니다. “그러므로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큰 상을 얻게 하느니라”(히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