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훗은 믿음만 탁월한 것이 아니라, 실력 또한 출중했습니다. 다음 보실까요?

에훗은 에글론을 찾아가 기회를 잡아 그를 살해합니다.

“에훗이 왼손을 뻗쳐 그의 오른쪽 허벅지 위에서 칼을 빼어 왕의 몸을 찌르매 칼자루도 날을 따라 들어가서 그 끝이 등 뒤까지 나갔고 그가 칼을 그의 몸에서 빼내지 아니하였으므로 기름이 칼날에 엉켰더라”(삿 3:21-22)

왕이 좌석에서 일어나자 에훗은 왼손으로 칼을 빼서 왕의 몸을 찔렀습니다. 얼마나 강하게 찔렀던지, 칼자루까지 에글론의 몸에 들어갔습니다. 에훗은 칼을 몸에서 빼지 않았습니다.

이 구절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배를 찔린다고 해도 대개의 경우 바로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칼이 배에 찔려도 정신이 남아 있고, 소리 지를 힘 정도는 있기 마련입니다. 아프다고 소리를 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만일 에훗이 에글론을 칼로 찌를 때, 에글론이 바로 죽지 않고 소리를 지르거나, 벨 같은 도구라도 눌렀다면, 에훗이 죽었을 것입니다.

조셉 W. 리차드슨 박사에 따르면, 인간이 배에 칼을 맞고 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유일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부 위의 대동맥을 정확히 쪼개면, 머리로 혈액이 가지 않아서 5초 안에 의식을 잃습니다. 이때 쪼개진 대동맥은 척추뼈로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칼이 복부에 완전히 꽂혀 있어야 합니다.”

성경은 에글론을 매우 비둔한 자라고 소개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의 복부 위의 대동맥을 정확히 쪼갠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인데, 매우 비둔한 사람의 복부 위의 대동맥을 정확히 쪼갠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 에훗이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려 에글론을 죽였는데, 이는 에훗의 실력이 엄청나게 탁월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은혜로 사람들을 사용하십니다. 때로 우리는 이 말을 인격과 실력, 신앙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을 사용하신다고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공동체가 지극히 암울한 영적 상태로 떨어진 경우에,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을 사용하시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삼손같은 경우입니다. 삼손은 지도자가 되기에는 지극히 미성숙한 인격과 얕은 신앙을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삼손을 사용하십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공동체라면,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실력이 교차하는 곳에서 지도자가 세워집니다. 사사기에서 ‘구원자’ 칭호를 획득한 사사는 유다 지파의 옷니엘과 베냐민 지파의 에훗뿐입니다. 둘 다 뛰어난 전투 실력과 믿음을 소유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은혜로 사람을 쓰시면서도, 사람의 실력을 따진다는 괴리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은혜가 못난 사람을 불러서 탁월하게 조형해가기 때문입니다. 옛날에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시험을 치는 중에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시험지에 답이 하나씩 떠올랐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에 그런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하나님을 믿으면 복 받는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을 바르게 믿으면, 내가 누구인지, 하나님은 어떤 분인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일이나 학업, 직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뀝니다. 이제 일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 됩니다. 이를 깨달은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일을 반복하지 않습니다. 더 잘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탐구하고 배우면서, 사람 자체가 성장하고, 장기적인 성과를 냅니다. 하나님을 바르게 믿으면, 복을 받는다는 가르침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을 바르게 믿으면, 반드시 복을 받습니다. 은혜가 사람을 성장시키기 때문입니다. 탁월한 믿음과 출중한 실력이 결합할 때, 하나님은 그 사람을 통해서 공동체의 구원을 이루십니다. 물론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개입하심과 도우심도 있습니다. 없다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은혜 안에서 성장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이 성경적인 태도입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하루 동안 우리에게 맡겨진 일에 얼마나 충성하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