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7장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영광스럽게 변하신 사건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은 사건과 유사성이 있습니다. 영광스러운 사건을 경험하고 산에서 내려온 예수님과 모세는 사람들의 믿음 없음에 시달린다는 공통점입니다.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갔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믿음이 없어서 황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예수님이 변화산에 올라갔을 때, 제자들은 믿음이 없어서 귀신들린 아이를 고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모세와 예수님이 믿음 없는 사람들에게 대응하는 방식은 상당한 차이가 납니다. 모세는 믿음이 없어 우상숭배에 힘쓴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예수님은 믿음이 없어 아이를 고치지 못하는 제자들을 대신해 아이를 고쳐주시고, 믿음을 더하십니다.

구약 시대에 인간은 위대한 율법을 받았지만, 율법을 행할 믿음이 없었습니다. 신약 시대에 인간은 위대한 하나님의 아들을 받았지만, 그분과 동행할 믿음이 없었습니다. 믿음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십자가 사건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은 우리에게 은혜로 오셨습니다. 모세는 믿음을 저버리고 율법을 어긴 자들을 처벌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믿음을 저버린 자들을 책망하시면서도, 일을 해결하시고 믿음을 더하십니다. 은혜입니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에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합니다. 신자들이 하나님 말씀의 능력을 경험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단지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어두워서 하나님의 계시를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견고하게 신뢰하지 못하고,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믿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크신 분이시고, 전지전능하신 분이라는 진리는 믿습니다. 하지만 그런 위대하신 하나님과 나의 작은 삶을 연결할 만한 믿음은 부재합니다.

“저는 믿음이 연약합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좋은 분이시면 뭐합니까? 믿어지질 않는데요?”라고 고민하신다면, 예수님께 도움을 구합시다. 예수님께서 우리 삶에 간섭하셔서 연약한 우리 믿음을 강건하게 만들어 가실 것입니다. 믿음 역시도 하나님의 선물이기에, 우리는 믿음의 영역에서도 자신을 의지하지 말고, 예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믿음이 연약하세요? 믿음이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까? 바로 그 좌절과 슬픔의 시간이 영광스러운 주님께서 우리 삶에 찾아오시는 때입니다. 나의 믿음이 온전히 작동하지 못할 때조차도, 나를 돌보시는 주님을 기대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