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차별, 말을 다룬 후, 야고보서는 4장에서 싸움을 다룹니다.

"너희 중에 싸움이 어디로부터 다툼이 어디로부터 나느냐 너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부터 나는 것이 아니냐”(야고보서 4장 1절). 야고보는 싸움과 다툼이 정욕에서 난다고 밝힙니다. 마치 천 원짜리 한 장을 붙잡고, 네 것이네... 내 것이네... 싸우는 아이들처럼, 한정된 재원을 더 많이 가지려는 욕망이 공동체 내부에서 다툼의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성도라면 하나님을 위해 거룩한 삶을 추구하면서 살아야 마땅할 텐데, 이들은 자신을 위해 정욕으로 쓸 것을 구하면서 삽니다. 삶의 방향을 잘못 설정한 성도들에게서는 두 가지 특징이 나타납니다.

첫째,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습니다. 양심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을 막아서기 때문입니다. 욕심에 매인 사람은 자신이 욕심에 매여 있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그러니 거룩하신 하나님께 기도하기가 어렵지요.

둘째, 하나님께 기도해도 응답이 없습니다. 구하여도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과도한 현세적인 욕망을 무한정 이뤄주시는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때로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응답해주시기도 하지만요. -

이처럼 사람들이 기도를 하지 않고, 기도를 해도 하나님께 응답받지 못하는 이유는 정욕에 취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신앙을 하나의 그림으로 묘사한다면, 바른 방향으로 걷는 사람을 그릴 것입니다.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와 방향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삶의 크고 작은 일에 우리는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만, 우리가 참으로 중요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은 삶의 방향입니다. ‘주님이 주신 길을 걷고 있는가, 세상이 보여주는 길을 걷고 있는가’를 정기적으로 자문해본다면 좋겠지요.

저도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야겠다고 묵상했습니다. 사역과 설교의 방향입니다. 정욕에 취한 채로 사역과 설교를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 바깥에서도 ‘이만큼 훌륭한 사역자’라고 뽐내고자 하는 욕심이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도 시간은 지루하고, 기도에 대한 응답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의식하면서 사역을 하고, 설교를 한다면, 기도 시간은 즐겁고, 기도에 대한 응답도 풍성할 것입니다. 항상 제가 후자이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정욕에 취한 자는 어쩌다가 정욕에 취하게 될까요? 어째서 세상을 사랑하는 자가 되어 하나님과 원수가 될까요? 교만하기 때문입니다(6절). 하나님을 향해 살지 않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교만합니다. 교만은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겉으로 예의 바른 사람과 교만한 성품을 연관지어 생각하기 어렵지만, 세상을 향해 예의 바른 것은 교만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나타나는 형식보다 숨겨진 마음의 본질이 중요한 것입니다.

정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하나님께 복종하고,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죄에서 떠나야’ 합니다(7-8절). 하나님께 복종하는 것 이외에는 겸손한 마음을 얻어 정욕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세상이 주는 정욕을 거절하고, 하나님을 향해 걷는 하루 보내시길 축복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 때, 공동체는 싸움에서 벗어나 화평을 누릴 것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